예스티, 고압 어닐링 장비 SK하이닉스 공급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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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3-1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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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피에스피 독점 시장 진입 시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예스티가 신규 매출원 확보를 목전에 뒀다. 성공하면 특정기업의 독점 체제를 허무는 것이어서 반도체 생산 시설을 가진 잠재 대형 고객사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 전방 산업 투자 축소로 부진했던 예스티 실적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예스티는 SK하이닉스와 고압 수소 어닐링(annealing) 장비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장비 공급 전에 성능을 평가하는 '알파테스트' 단계다. 이 과정 통과 후 베타테스트까지 거치면 양산 라인에 장비 공급이 가능하다.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공급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고유전율(하이K) 절연막을 쓰는 반도체 소자의 계면(界面, Interface) 특성을 개선한다. 하이K 소재는 계면 결함 발생 수준이 높다. 계면 결함은 구동전류 이동 속도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정상 특성 확보가 쉽지 않다.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압력으로 수소의 화학 작용을 유도하고, 계면 결함을 전기적으로 비활성화해 구동전류 및 소자 속도를 크게 개선한다.
이 장비는 선단 로직 파운드리 공정에서 주로 활용돼 왔다. 최근 메모리 분야로도 적용 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은 에이치피에스피(HPSP)다.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 1593억원, 영업이익 8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3%, 88% 증가했다.
회사 측은 로직 및 파운드리 선단 공정 투자가 증가하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신규 매출이 발생해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선단 공정을 다루는 알만한 반도체 생산 기업은 모두 에이치피에스피 장비를 쓸 수 밖에 없다. 에이치피에스피는 이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에 그 만큼 비싸게 팔 수 있었다. 지난해 에이치피에스피 영업이익률은 53% 수준으로 높았다.
예스티가 SK하이닉스로 장비 공급을 성사시키면 관련 시장에서 제2 공급자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선발기업 만큼 막대한 이익률을 내진 못하겠으나 예스티 입장에선 신규 매출원이 발생하는 것인 만큼 근래 이 장비 상용화 과제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술 난제와 특허 소송 대비 등 예스티가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반도체 공정 온도로는 저온인 450도씨 이하 환경에서 100% 수소 농도를 유지하면서도 20기압 상태에서 결함 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상당한 기술 수준과 경험을 요한다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저온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기존 메탈 게이트와 금속 배선 구조가 어그러진다. 고압을 활용하기 때문에 장비 안정성도 담보돼야 한다. 에이치피에스피는 그간 30여건의 특허를 출원해왔다. 예스티가 이 같은 특허를 모두 회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SK하이닉스는 예스티와의 장비 도입 논의 과정에서 에이치피에스피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지 검증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이 사안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예스티는 전방 디스플레이 산업 투자 절벽으로 디스플레이용 라미네이션, 라미네이션 공정 후 필름 속 기포를 빼는 오토클레이브 등 기존 장비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 2021년 111억원, 지난해에도 14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장동복 예스티 대표가 장내에서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것도 이 같은 신규 매출원에 대한 확신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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