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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후로 목재 가격 폭탄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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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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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회
작성일
23-06-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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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마을 공터에 갑자기 나타난 집채만 한 포탄. 이게 시한폭탄인지 불발탄인지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추석을 전후로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목조주택을 중심으로 한 목재시장의 이야기다.

지금 우리나라 목재시장은 극심한 변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수입업체들은 산지의 목재가격 고공행진 와중에도 수입량을 크게 늘려서 국내 창고를 가득 채웠다. 그런데 이후 예상과 달리 주택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이들 물건들이 창고에 그대로 묶이게 된 것. 이후 새로운 목재 수입은 중단하다시피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내 수요가 반토막 나면서 수요가 없으니 수입을 하려야 할 수가 없었고, 그렇게 수입을 중단해도 이미 많은 재고와 부족한 수요 때문에 문제될 것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 산지 목재가격은 폭락하고 말았다. 경기침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유럽 등 주요 목재산지의 수요 또한 급격하게 줄어든 것. 때문에 지난해 말 대비 가격이 크게는 절반으로 떨어진 품목도 부지기수다.

폭풍전야 유럽의 목재 공급과 소비 동향
문제는 같은 이유로 산지의 생산자들도 공급을 크게 줄였다는 데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원목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또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있지만, 수요부족으로 가격이 서질 않으니 굳이 생산량을 늘릴 이유가 없어진 까닭이다.

“일단 현재로서는 유럽 현지의 목재가격이 반등으로 돌아선 것은 확실히 아니다. 작년부터 급격하게 하향곡선을 그리던 목재가격이 이제는 그 곡선이 보합세로 돌아섰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6월20일(이하 같은 기준) 유럽산 목재를 국내에 오퍼하고 있는 A업체 대표의 말이다. 

“유럽산 OSB 역시 현재로서는 두드러지는 가격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수요도 없어서 공급이 부족하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다음 달 정도면 뭔가 전망이 잡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B업체 대표의 진단이다. 종합해보면 현재로서는 뚜렷한 ‘폭발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유럽은 지금 수요도 줄고 공급도 줄어든 상태에서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그런데 이들 두 업체 대표의 공통된 우려는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폭발하고 나면 유럽 소비자는 가격만 올려주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우리는 사정이 달라서 문제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A업체 대표는 “생산해서 판매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유럽 생산자들은 지금 가격을 올릴 핑계가 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수요가 조금만 살아나면 바로 실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산지의 수요를 맞추기에도 힘들어서 수출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곧바로 계약을 한다고 해도 한국으로 들어오기까지 두세 달이 걸려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산지 수요가 살아나기 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올해 안에 물건을 받기는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확언할 수는 없지만 문제가 발생한다면 올 추석을 전후해서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우리나라 수입상들의 재고량 등을 감안했을 때 올해 연말까지는 분명히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업체 대표 역시 “지난 두세 달 전부터 유럽의 OSB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중국향 수출량도 크게 떨어졌다. 때문에 공장들이 생산량 조절에 돌입했다”며 “유럽이나 중국의 수요가 회복된다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공급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내 수입상 창고도 빠질 만큼 빠졌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목재 재고량을 얼마나 될까. 수입상들의 창고가 모두 가득 차 있다는 소문도 있다. 작년에 ‘그렇게 많이’ 수입했는데, 수요는 반토막 났으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오퍼상들의 분석은 다르다. 이제 빠질 만큼 다 빠졌다는 것. 비싼 물건을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 판매한 수입상들이 새로운 물건 수입에 보수적으로 움직이면서 창고에 아직 물건이 많다고 자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C오퍼사 대표는 “국내 수요가 반토막 났다고 하면 50%는 판매가 됐다는 봐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국내에 오퍼한 물량은 예년의 20%밖에 안 된다. 이게 벌써 작년부터 1년 가까이 진행된 현상인데, 그렇다면 국내 수입상들의 창고도 빠질 만큼 빠졌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은 모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겅 보고 놀란 것처럼 새로운 물건 수입에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이미 닥친 다음에 움직이면 내년까지 창고를 비워놓고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C대표는 또 현재 유럽의 목재생산 환경에 대해서 “유럽에 원목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나라 중 하나가 벨라루스다. 그런데 벨라루스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에 서면서 유럽국가들이 벨라루스 원목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유럽 웬만한 나라들이 다 벨라루스 원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이 원목이 없어지니 다른 원목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또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의 상승도 만만치 않다. 현지의 한 목재회사는 월 2000만원 정도 들어가던 에너지비용이 지금은 1억원 가까이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유럽 목재 가격이 숨죽이고 있는 것은 누군가 ‘스위치’를 눌러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스위치가 올라가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현재 스웨덴 등 유럽도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산불방지를 위해 중장비가 투입되는 벌목작업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렇게 되면 원목 공급량은 더욱 줄어드는 것”이라며 “산지야 문제가 생기면 전대 차고 트럭 끌고 가서 해결하면 되지만, 우리는 배로 서너 달을 실어날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산불은 또 다른 뇌관?
‘캐나다 산불’도 유럽산 목재와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한폭탄이라는 진단과 불발탄일 것이라는 처방전이 함께 나오고 있다.

캐나다산 목재를 주로 취급하고 있는 D오퍼사 관계자는 “캐나다 전역의 산불로 인해 가격 상승에 대한 예측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의미 있는 거래량이나 상승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의 하락 추세가 멈추고 있다는 지표는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7월 인도분 목재 선물은 캐나다 동부의 산불로 인해 올랐으나, 현물 시장에서는 아직 의미 있는 상승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캐나다 동부 산불로 인해 향후 캐나다산 OSB 생산이 줄어들 것을 예상한 구매자들이 활발히 주문을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현물의 강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3월말부터 최근까지 이어졌던 약 30%의 가격 상승(11.1㎜ 기준, LA 도착)으로 인해 추가 상승은 제한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캐나다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캐나다 산불이 우리나라의 40%에 해당하는 면적을 태웠다고는 하지만, 캐나다는 자동차로 몇 시간만 달리면 우리나라와 크기의 주(州)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거대한 나라다”며 “이번 산불이 큰 것은 맞지만, 그래도 목재 공급에 차질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 선수들의 진단 “변곡점이 왔다”
오퍼상들은 너무 보수적으로 움직인다고 보고 있는 수입상들은 어떤 입장일까. 놀랍게도 오퍼상들의 판단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현성종합목재 성기연 대표는 이에 대해 “변곡점이 왔다”는 말로 운을 떼고는 “지금까지 수입상들은 모두 창고를 비우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었는데, 들려오는 현지의 감산 소식 등이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며 “우리는 새로운 수입을 다시 본격화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우덱스 이재웅 대표 역시 “국내 구조재나 방부목 등에서 이빨 빠지는(여러 규격 중에서 특정 규격 제품만 재고가 부족해지는 현상) 일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워낙 안 좋으니 새로운 재고를 채우지 않고 잇몸으로 버티는 게 지금 현실이다”면서 “현지의 감산 소식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주의깊게 듣고 있으며, 이제 신중하게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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